부동산 투자의 관점(오윤석) 외

쟁기와 괭이가 닿을수록 풍년에 가까워진다

cosy corner 2023. 12. 1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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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조사를 할 때는 쉬는 것처럼 일한다

 

  1단계는 인터넷 검색뿐만 아니라 임장을 통해 투자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임장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가 주로 하는 임장이란 퇴근길에 평소에 내리지 않던 역에 내려서 둘러보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가보지 않은 동네에 가보기,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굳이 새로운 지역으로 잡기, 가족과 주말에 놀러갈 때 한번도 가보지 않은 도시로 떠나는 정도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특별한 일정이 있는건 아니다. 새로운 동네의 공원 놀이터 혹은 아파트 놀이터를 찾아다니면서 놀고, 그 사이에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지역을 익히며 상가가 밀집해 있는 주변의 식당가를 찾아간다. 주로 오래된 맛집은 구도심에 있고, 핫플레이스는 신도심에 있는 경우가 많다. 놀이터를 중심으로 주변 주거지역의 특성을, 맛집을 중심으로 주변 상업지역의 특성을 파악한다. 식후에는 소화시킬 겸 동네를 산책하며 환경을 살펴보고,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하철 및 도로 교통망을 확인하다.


  자주 두드려야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 입도 열린다

 

  2단계로 평일 야간에 네이버 부동산과 지도를 켜놓고 인근 공인중개사명, 대표자명, 전화번호 그리고 해당 중개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평형, 가격 등을 엑셀로 정리한다. 그런 다음 통상적으로 잔금 거래가 이뤄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의 시간을 피해 틈틈이 한두 곳씩 전화를 돌린다.

 

  보통 전화로만 물어보면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거나 언제 한번 방문하라고 권유한다. 중개사는 전화를 하는 내가 혹시 다른 중개사일 수도 있고, 그 주소에 직접 찾아가서 거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토지와 같은 경우 물건지의 지번, 아파트와 빌라같은 공동주택인 경우 호수까지는 소개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전화를 돌리는 과정에서 물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거나 지역에 대해서 친절하게 브리핑을 해줄 수 있는 중개사를 확보한 경우 리스트에 표시한 후 방문 약속을 잡는다.


  부동산은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3단계로 주말에 방문약속을 잡은 중개사무소에 들러 지역 브리핑을 듣고 물건을 확인한다. 여기서 중요한건 해당지역에 대한 정보 수집과 임장이 사전에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리 공부를 해둬야 해당지역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장단점 등을 중개사로부터 들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만약 지역에 대한 임장과 공부를 생략한 채 해당지역 중개사의 브리핑을 먼저 들으면 좋은 점만 머릿 속에 남아서 부동산 투자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가 될 수 있다.

 

  약속한 중개사무소를 모두 둘러보았다면 퉁명스러웠던 중개사무소도 잊지 않고 최대한 방문하려고 한다. 지방의 경우 오래된 곳들이 동네 주민들의 물건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물건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가만히 있어도 오래된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에 나와 같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굳이 친절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주말을 이용해서 몇 개의 중개사무소를 다니다보면 금세 몇 주가 지나고, 물건을 보는 시야가 확장될 것이다.


  어떤 지역에 투자하려면 그 지역의 주민이 되어야 한다

 

  4단계는 지속적인 관계 유지다. 해당지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대상이 정해지고, 물건을 매수했다면 해당물건의 관리를 위해서라도 관계유지는 필요하다. 여기에는 내가 내 물건을 계속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작게라도 그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실리적인 이유가 포함된다. 만약 물건을 매수하지 않았다고 해도 앞으로 좋은 물건을 구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관계유지가 필요하다.

 

  관계유지의 대상은 지역의 공인중개사로만 그치지 않는다. 지방인 경우 이장과 사무장, 주변 상인들, 내 건물 인근의 토지 및 건물의 소유주, 주변 임차인까지 그 범위에 포함된다. 얼핏 보면 오지랖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해당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하는 이유는 그 지역이 같이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의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한 주민께서는 건물에 누가 자꾸 쓰레기를 몰래 버린다고 신고를 해주시기도 하고, 우편물을 챙겨 놓았다가 내가 방문했을 때 주시기도 한다. 또한 중개사도 물건이 나오면 가장 먼저 연락해 지번까지 알려주며, 심지어 가격이 적정한지까지 알려주기도 한다.

 

출처 : [부동산 투자, 농사짓듯 하라], 조훈희 著, 체인지업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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