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의 관점(오윤석) 외

나를 남 보듯 해야 투자를 할 수 있다

cosy corner 2023. 12. 1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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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고, 내가 처해있는 주변환경이나 재무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다음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나 필요한 투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팔이 부러진 후 의사를 찾아가 무조건 건강해지는 약을 처방해 달라고 조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1단계 : 왜 하고 싶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진단할 것

 

  첫 번째, 나의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면 나의 상황에 대해서 스스로 진단하거나 남에게 알리는 과정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자신의 처지를 알고 구해 달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가 직접 살아야 할 집을 구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부부의 직장이 각각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가족들의 삶의 방식은 어떠한지, 자녀교육 방식은 어떠하며 자녀는 몇 살에 어느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 육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양가 부모님과 친척이 어디에 사는지 등 다양한 개인적인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단계 : 소비할 돈과 투자할 돈을 분리해 가용자금을 산출할 것

 

  두 번째로 부동산 거래에 가용한 목돈 이외에 주기적인 현금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월별 수입과 비용을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일 년 정도의 데이터가 모이면 수익(매월 받는 월급이나 비정기적인 수입)에서 비용(생활비, 대출이자 등)을 차감해 매월 얼마의 돈이 남는지 혹은 모자라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 남겨진 이익은 저축을 통해 추후 순자산액에 보태거나, 대출을 실행한 다음 이자를 납부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반대로 현재 매월 현금흐름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면 목돈이 있더라도 해당 금액을 모두 부동산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 대출을 받더라도 매월 납부해야 할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다음, 대출받을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 즉 대출이 가능한 최대금액만큼 모두 받아서 매월 이자를 납부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는 것보다 내 현금흐름상 허용 가능한 이자 비용을 파악해 역으로 총 대출금액을 정한 다음, 그렇게 정해진 한도 안에서 여유를 두고 투자를 해야 농사하듯 꾸준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나의 경우 분기별로 내가 가진 자금들이 향후 일 년 안에 어디에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서 그 현금의 흐름을 미리 계산한 다음 투자를 한다. 예측이 가능한 항목으로는 단순 생활비 외에 투자 지역의 전세 가격 하락으로 반환이 예상되거나 계약 만료에 따라 반환해야 하는 전세금,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양도세, 부가가치세와 같이 필수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과, 계절별로 발생할 확률이 높은 건물수리비 등이 해당된다.

  즉 나는 꾸준한 투자를 위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자금과 대출가능 금액인 가용자금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지출과 투자가 예상되는 자금은 가용자금 안에서 안정적인 비율로 유지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3단계 : 급여 혹은 수익의 지속성을 반드시 확인할 것

 

  세번째로 내 급여와 수익의 지속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금 다니는 회사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회사의 재무상태가 불안정하고, 신용도가 낮은 상태라라면 앞에서 제시한 계산과는 별개로 대출금액이 줄어들거나 납입해야 할 이자가 오를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 전에 금융기관에 재직증명서와 원천징수영수증 등을 제출해 대출상황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또한 안정적인 대기업이 아닌 경우 급작스러운 대표의 변심, 혹은 내가 회사에서 몸담고 있는 부서의 사업이 철수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출산이나 가족의 건강악화 혹은 정리해고 등과 같이 내 의사와 상관없는 퇴직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월급이 없으면 그동안 소비하던 지출액이 매월 발생하는 이익에서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순자산액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모아둔 돈을 까먹으며 살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에 처음부터 본인의 가용자금을 모두 활용해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자금 융통에 문제가 생겨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4단계 : 가족이 동의하지 않은 투자는 과감하게 포기할 것

 

  네 번째, 가족들이 내가 부동산을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독신이 아닌 투자자가 합의 없이 독단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도했다가는 가족 간의 불화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

 

  배우자 몰래 모아둔 돈으로 투자하는 것은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수익을 위해서, 돈으로도 살 수 없고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 온 소중한 행복과 신뢰를 한 순간에 깨트릴 수도 있는 행동이다. 따라서 투자를 진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배우자나 가족이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마치 회사에서 결재를 받기 위해서 품의서를 쓰듯이 예상 가능한 수익과 손실을 계산하고, 축적한 지식과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첨부파일을 작성해 가족을 설득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로 인해서 돈을 잃어도 행복은 잃지 않을 수 있으며, 가족들을 설득할 자료를 준비하면서 진행 예정인 투자에 대해서도 한번 더 체계적인 검토를 할 수 있다.

 

  5단계 : 투자를 위한 체력과 시간을 체크할 것

 

  마지막으로 자신이 부동산 투자와 공부를 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을 어느 정도 배분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야근과 주말 출근이 잦아서 시간을 낼 수 없고 본인의 체력이 부족하다면 직접투자보다는 편드와 리츠 같은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투자가 개인의 행복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부동산 투자가 건물만 사 두면 자연스럽게 오르는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부동산 투자는 매매 및 임대차 거래, 지속적인 유지 및 관리 노력, 현장 정보 수집 등을 위해 적지 않은 체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투자에 수반되는 활동들은 사람 간의 관계가 기반이 되는 일들이므로 이에 대한 스트레스도 발생하며, 공부와 자료 수집에 투입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나 역시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는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투자 전에 미리 생각하지 못한 채 관리가 어려운 물건에 투자했다간 건강을 망치게 된 경험이 있다. 그 결과 치료비로 많은 돈과 시간을 허비했으며, 한번 나빠진 건강은 돈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는 뼈아픈 깨달음을 얻었다. 나 자산의 상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저지른 과한 욕심과 열정은 오히려 후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출처 : [부동산 투자, 농사짓듯 하라], 조훈희 著, 체인지업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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