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김경필)

내 집 마련은 의지의 문제다

cosy corner 2023. 11. 3.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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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들에게 내 집 마련이란 일생일대의 중요한 목표다. 내 집 마련이 단순히 주거를 해결하는 문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얼마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그 목표를 추진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돈이 가장 큰 문제인 건 맞다. 하지만 이것도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필자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방법이 생긴다는 사실을 여러 번 목격했다.

  장애물이란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에게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하는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지만, 목표와 의지가 없다면 낮은 장애물도 매우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겨질 것이다. 세상에 어떤 성취를 이루는데 아무런 장애물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겠는가? "만일 당신 앞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면 그 길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인도하는 길이 아닐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필자는 멘토링할 때 본인의 투자가능 금액을 확인해 볼 것을 가장 먼저 주문한다.

  

  투자가능 금액이란?

  1. 자신의 돈 + 자신이 빌릴 수 있는(동원할 수 있는) 돈

  2. 투자가능 금액 파악은 재테크의 기본 중 기본

 

  본인의 투자가능 금액을 모르고 재테크를 한다는 것은, 또 이를 모르고 내 집 마련의 첫 단추인 청약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마치 내 탄창에 실탄이 얼마나 있는지도 모른 채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이나연(30세, H자동차 연구원) 씨는 입사 3년 차라 아직은 시드머니를 많이 모으지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내 집 마련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이다. 고향인 울산에서 올라와 오랜 기간 자취를 하며 지내다보니 서울에 집을 꼭 사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겼다. 우선 지금은 직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시까지 출근하기 편한 경기도 일대에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1차 목표다. 하지만 경기도의 인기 지역은 분양가가 5억 원을 훌쩍 넘고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곳이 많아서 당첨될 경우 반드시 입주해야 하니 자금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필자는 우선 본인이 가진 자금 외에 은행 신용대출로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인지 확인하도록 했다. 나연 씨는 지금 거주 중인 오피스텔 전세자금을 대출로 마련한 탓에 신용대출이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은행에 확인한 결과 3,000만 원 정도는 추가로 대출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22년부터 추첨제 청약이 확대되어 당분간은 추첨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청약제도라는 것이 언제 또 바뀔지는 모를 일이다. 그녀는 지금부터 열심히 청약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하지만 가진 돈이라고는 전세금을 제외하면 주식에 넣어놓은 2,000만 원 남짓뿐이니 아무래도 돈을 더 충분히 모은 뒤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청약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동원할 수 있는 돈이 고작 5,000만 원에 불과할까?

 

  인기지역의 경우 당첨되면 1억 원에 가까운 계약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전세보증금을 반전세로 돌려서 목돈을 마련할 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그래서 집주인에게 먼저 상황을 설명하고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즉시 전환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집주인은 보통 월세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거절당할 때도 있다. 그녀 또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직 당첨된 것은 아니지만 청약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강한 나연 씨는 부모님과 상의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기에 앞으로 결혼을 해도 전혀 지원을 못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어머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청약 당첨 시 계약금에서 부족한 금액 일부라도 목돈을 융통해 줄 수 있는지 조심스레 여쭈어봤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필요하다면 3,000만 원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답을 들은 것이다.

  필자도 집을 살 때 어머니에게서 돈을 빌린 경험이 있다. 부모님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어도 자식이 사업한다고 돈을 빌려달라면 거절할지 몰라도, 그 집을 산다거나 청약에 당첨됐는데 계약금이 모자란다고 하면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현재를 기준으로 전세금에서 돈을 빼지는 못하더라도 투자가능 금액, 즉 청약 당첨 시 계약금으로 낼 수 있는 실탄이 8,000만 원까지 늘어났다.

 

 이나연 씨의 투자가능 금액 

본인 자금 빌릴 수 있는 금액 총액
2,000만원 신용대출 3,000만원
어머니 3,000만원
8,000만원

  

  이 정도면 지금 당장 4억 원 아파트에 당첨되어도 계약금을 치를 수 있는 액수다. 그녀는 악착같이 절약하며 매월 300만 원씩 저축하고 있기 때문에 1년 후면 투자가능 금액이 1억 1,1600만 원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서울 외곽 아파트까지도 당첨될 경우 감당가능한 자금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내 집 마련은 돈뿐만 아니라 일단은 의지의 문제라는 점이다. 의지만 있다면 없던 방법도 나오고, 높아 보이던 장애물도 문지방처럼 낮아지기 때문이다.

 

출처 : [김경필의 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 김경필 著, 김영사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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