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의 관점(오윤석) 외

모든 거래에는 목적이 있다

cosy corner 2023. 12. 2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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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비쌀 때 사서, 쌀 때 팔게 될까?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그 거래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시세가 오르면 팔 것이라는 막연한 계획만으로 투자를 한다면 평생 그 집을 팔지 못할 수도 있다. 가격이 오를 때면 더 오를까봐, 반대로 가격이 내려갈 때면 금세 다시 오를까봐 매도하지 못할 것이다.

 

  부동산 거래라는 것이 임대든 매매든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변의 조언도 많이 듣게 된다. 그렇게 뉴스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오를 때는 한없이 오를 것 같고, 떨어질 때는 한없이 떨어질 것같은 느낌이 든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의 매수세가 많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공포를 이기지 못하는 매도세가 많은 까닭이다.

 

  이처럼 객관적인 기준없이 투자를 하다보면 가격이 쌀 때 사고, 비쌀 때 파아야 이익이 된다는 기본적인 투자논리를 벗어나는 판단을 하게 된다. 단적인 예로 한 지인은 평소에 자신이 살던 주변의 아파트 가격이 5억 원일 때는 관심도 주지 않고 전세로 살다가 아파트가격이 10억 원으로 뛰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매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투자의 측면에서 보면 5억 원일 때 매수해 그 집에서 살다가 10억 원인 언저리에서 그 집을 매도하고 전세로 사는 것이 훨씬 이익으로 보이는데, 그는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인이 거주할 집의 본래 목적인 주거의 안정성을 잊고, 가격 상승의 관점에서만 부동산을 바라본 대가는 참 쓰다.


  투자는 '자신이 정한 기준'과의 싸움이다

 

  시장의 시세와 주변 분위기에 끌려 다니는 투자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할 때부터 수익률의 기준을 스스로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목표로 하는 투자수익률을 세금을 반영하고 연 10% 정도로 정했다면, 그 수익률이 달성되면 욕심 부리지 말고 바로 매도하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서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사전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손실범위를 정해놓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손해를 좀 보더라도 과감하게 매도하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할 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명확한 목표없이 투자한 물건을 신줏단지 모시듯이 꼭 잡고 최대한 주변시세를 쫓아가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아무리 버텨봤자 하락장에서는 남들보다 빠르게, 훨씬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기 이전에는 매도가 이뤄지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머리 위 하늘과 같아서 끝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반면, 인간의 두려움은 발바닥 아래의 땅과 같아서 고개만 숙이면 가깝게 보인다. 다시말해 상승장에서는 불패신화를 외치며 무한긍정의 마음으로 투자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마치 불에 데인 것처럼 황급히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부동산 관련 세금이나 대출 등 각종 규제가 바뀔 것을 고려해 매매를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세금으로 인한 비용을 줄이거나 대출을 이용해서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겠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규제'라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다. 세금이 오르거나 규제가 생긴다는 것은 당시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어 가격상승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침체되어 수익이 적어지고 거래가 줄어들면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땅히 세금도 줄여주고 규제를 풀어주기도 한다.

 

  따라서 본인이 정한 수익률에 도달했으면 주변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부동산 투자는 누가 얼마나 더 많이 벌었는지 경쟁하는 자리가 아니라 본인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것임을 알고 적은 수익에도 만족해하며 즐겁게 임해야 한다.

 

  내 주위에는 부동산 투자를 시도해볼만한 충분한 여유가 있음에도 집을 사지 않는 분들이 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젊은 시절 신혼집부터 지금까지 집없이 비싼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월세로 산다고 비아냥거려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분은 집을 살 목돈을 부동산이 아닌 기업에 투자해서 집값이 상승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투자이력을 살펴보면 부동산보다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훨씬 많고, 또 그만큼 기업 투자 쪽으로 실력을 확실히 다졌기에 목돈이 생길 때마다 투자해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인이 잘하는 수익이 높은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것, 이것이 투자의 당연한 논리다. 사람에 따라 그것은 주식이 될 수도 있고, 부동산이 될 수도 있으며, 더러는 자기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그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부동산 전문가라고 착각하기도 하고,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시장의 흐름에 사로잡혀 그것만을 좇으며 본인의 투자범위와 능력에 맞지 않는 투자를 하기도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본인의 현실적 상황에 맞는 부동산 투자물건을 선정하고, 그에 적합한 수익률과 손실률을 정하고 투자해야 시장흐름에 끌려다니지 않는 투자자가 될 수도 있다.


  내 집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는 가능한가?

 

  집의 용도는 단순히 먹고 자는데 그치지 않는다. 집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학원, 자신과 배우자의 직장, 주변의 이웃이나 친구와 같은 수많은 환경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내 집을 활용한 투자가 반복되면서 환경이 자주 변한다면 가족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자연스레 떨어지게 된다.

 

  나는 결혼 후 5년 간 내가 사는 집을 이용해 투자를 했었는데, 아이가 둘이나 태어났던 이 기간에 이삿짐을 일곱 번이나 쌌다. 그동안 중간에 잔금일을 맞추지 못해서 컨테이너에 짐을 넣어놓는가 하면, 부모님 집에 몇 달씩 얹혀살기도 했다. 이사할 때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역시 옮겨야 했기 때문에 자주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던 아이들은 물론이고 우리 자고 모두가 고생을 많이 했다.

 

  한번은 아내의 직장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의 지역으로 이사를 한 적이 있다. 매일같이 장거리 운전을 하던 아내가 급기야 교통사고를 당했고,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보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나 역시 부동산 투자를 무리하게 하면서 이같은 실수를 했기에, 여러분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난 기억을 잠시 꺼내왔다.

 

출처 : [부동산 투자, 농사짓듯 하라], 조훈희 著, 체인지업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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